7번역량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어서. 웃음과 눈물을 주어서.-김경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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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역량 7. 알아차림을 불러일으킨다.
< X-MAS, Do it yourself! 소소한 선물, 질문 그리고 성찰 >
정의: 강력한 질문, 침묵, 은유(metaphor) 또는 비유(analogy)와 같은 도구와 기술을 사용하여 고객의 통찰과 학습을 촉진한다.
9. 고객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과 기꺼이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도록 초대한다.
10. 관점을 재구성할 수 있도록 고객을 지원한다.
눈처럼 새하얀 실로 짜인 긴 양끝자락에 빨강, 쪽빛, 검정 넓은 줄무늬와 눈송이를 연상시키는 조그만 무늬들이 방긋 웃고 있는 부드러운 머플러를 선물 받았다. 당초에 구매계획에도 없었고 별로 친근하게 느껴지지 않았기에 “머플러가 많은데”라는 내 반응에 “당신에게 잘 어울리겠는데, 생일선물로 미리 사 줄께.” 라는 말에 “생일선물?” [벌써 생일인가?] 생각하며 기꺼이 수락하였다.
생일이 다가온 일요일 저녁, 10년째 리츄얼이 된 가족 만찬시간에 7살 손주가 금색 색종이로 종이학을 접어서 건네며 “할머니, 축하해요”, 11살 손녀가 종이로 손수 만든 투명한 종이 봉투에 예쁜 그림들을 그리고 산타 스티커도 붙였다. 속에는 용돈 받아 아껴서 저금해둔 1만원을 넣어서 건네며 “할머니, 맛있는 것 사 드시고 건강하세요.”, 5살 손주가 볼에 뽀뽀해주며 “할머니, 사랑해요.”, 3살 손주가 생일축하 노래와 함께 온몸으로 한아름 하트를 그려서 보내왔다.
감동의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며, 선물, 축하메시지, 웃음, 환호, 이런 분위기를 만나면 행복한 나를 알아차린다.
3세대 가족이 8명이다 보니 1년을 거슬러 보면, 부모님 제사와 명절, 생일과 기념일, 새롭게 축하할 일 등, 한달에 한 번 이상 꼴로 행사를 하곤 하였다. 생일과 기념일, 새롭게 축하할 일이 있는 주일에는 손수 만든 특별 요리 한 가지와 식후 조그만 케익, 즐거운 분위기를 사진에 담았다.
기분을 한껏 내서 당사자를 기쁘게 하는 조촐한 것이지만, 3세대가 누릴 수 있는 중요하고 멋진 행사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내 생일에는 아들 며느리가 손수 준비해서 나를 더 기쁘게 해주었다.
사실은, 지난 주 퇴근길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주말 저녁 만찬 후, 손주들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호기심을 가지고 문구점 몇 곳에 들렀었다.
둘째 손주 키만한 초록색 나무모양의 큰 부직포에 다양한 선물형태의 소품들을 붙일 수 있도록 별도로 포함되어 있는 X-MAS 츄리 제품을 찾아냈다. “Do it yourself!” 설명서를 읽어보고 어린 손주들이 [좋아라] 하는 표정을 미리 떠올려보며 두 세트를 구매했다. 비용도 싸고 색상, 디자인도 좋아 가성비가 꽤 높았다.
잠시나마, 이 제품을 구상한 이, 만든 이, 배송한 이에 감사를 표하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면서 “제품이 맘에 든다”고 경리에게 감사하였다.
집에 소중히 보관하였다가 주일저녁, 식사 후에 손주 두 명에 한 세트 씩 배본하여 협동작업을 하면 어떤 지 제안하였다. 예상한대로, 너무나 신나 했다. 선명한 색상과 오밀조밀한 소품들의 모양 뿐 아니라 처음 경험이라는 사실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듯하다.
서로 밀고 당기며 소란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완성한 다음, 노란 별모양을 위에 붙이고 끈으로 구멍에 꿰어서 임시방편으로 운동기구 손잡이에 걸고 보니 높이도 그럴싸하다. 츄리에 이름도 붙여보고, 사진도 찍고, 좋아라 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손주들은 완성된 X-MAS 츄리를 집으로 가져가겠다고 다짐도 받아 내었다. 30분 동안 가족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며느리가 “올해는 X-MAS 츄리 조립 안 해도 되겠다”며 “바쁜 중 잘되었다”고 하자, 손녀가 “조립은 우리가 하는데.”라며 받아 친다. 똑 같은 상황에서 손녀는 “집의 X-MAS 츄리도 조립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며느리는 “올해는 X-MAS 츄리를 조립 안 해도 되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혜윤이가 바쁜가 보구나,” 훈수를 달자, “공간도 없어요.” 반응한다. 곧바로 “운동기구 옆에 충분해요.” 손녀가 장소까지 생각하고 있었나 보다.
“우리 우연이는 올해도 X-MAS 츄리를 꼭 세우고 싶나 보구나.” 하자, 세 손주들도 이구동성으로 “ 네~” “네~” “네~”한다. “아, 너희들이 츄리 세우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구나.” 하자 팔짝팔짝 뛰며 좋아라 한다.
성격 좋은 며느리가 웃으면서 약간 물러선 듯한 목소리로 “거실이 복잡한데”하자 내가 “그래, 애들 책상이 들어와서 복잡해 보이더구나.”응수했다. 며느리가 “네에”하며 인정받음에 감사하는 눈빛으로 환히 웃는다.
손주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더 좋아요.” “츄리가 있으면 멋있어요.” “산타가 선물을 놓고 가요” 바램의 표현이 각양각색이다. 셋째 손주는 온몸으로 흔들춤을 추며 “꼭 해요” 한다.
지켜보며 빙그레 웃고 있던 아들이 “내가 도와주면 될까?” 한다. 내가 “승환이가 바쁜 혜윤이를 돕고 싶어하는구나.”하자, “이야아~” 환호와 함께 며느리의 얼굴도 밝아졌다. “언제 만들어요?” 이어지는 손주들의 질문에 내가 “빨리 만들고 싶은가 보구나” 하자 “오늘 저녁 에요, 바로~” 아이들이 이처럼 열광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반응이 대단이다.
결국, 며느리가 승복하고 “그래, 오늘 만들자.” 하자마자, 마치 전쟁과 평화의 한 장면처럼, 환호가 넘치며, 며느리 장군의 위엄이 느껴졌다.
전리품은 손녀의 [득의 만면한 웃음]과 내면의 마음에 올라왔을 [인정, 사랑, 감사], 그리고 손주들의 환호에 담긴 [사랑, 목적의식, 협동]이 우선 눈에 보였다. 셋째 손주의 온몸 춤에 이어 둘째와 넷째 손주의 회전춤까지 이어지며 객석이 웃음과 기쁨으로 충만하다.
이어서 식후 음식을 담아온 남비들을 챙겨 든 아들며느리와 함께, 열정과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이 떠났다. 스스로 완성한 X-MAS 평면 츄리를 들고, 다음 미션인 X-MAS 입체 츄리를 만들기 위해 3층으로 올라가고, 서서히 조명이 사위어가는 무대 앞 객석에 둘만 남았다.
“당신은 아이들과 소통을 잘 하네.” 남편의 질문인지 혼잣말인지, 인정의 말에” 그렇게 보였어요? “ “당신은 나랑 소통을 잘 하시는데요.” 하자 남편이 환히 웃는다. 그 웃음이 44년 전, 첫만남의 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생소한 가문, 사회환경에서 낳고 자라서 전혀 다른 직종의 전문가로서 신념도 강한 둘이 웃음으로 만났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넘어온 산과 건너온 강이 몇이나 되었을까? 고비고비 넘어오면서 마치 소명처럼 과제로 여겼던 두 아이 결혼 마치고, 혼자서 어디론가 훌훌 떠나려는 마음을 먹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둘째를 결혼시키고도 십년을 더 살면서, 날마다 ‘좋은 할머니되기’ 꿈을 꾸고 있다. 지금처럼 성숙한 마음으로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가장 가까운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다 보니 코치의 길로 입문까지 하게 되었다. 산과 강을 건너며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이 이제는 소중한 자원으로서 나를 세우곤 한다.
목표를 세우고 앞만 바라보며 [완벽쟁이]가 되고자 했던 삶에서 “ 이 또한 지나가리라.” “괜찮니? 괜찮아”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며 에너지를 북돋아 주기도 한다. 상대의 말에 담긴 의미를 묻기도 하고 알아차리기도 하면서, 질문을 통해 생각지도 않은 성찰을 돕기도 한다.
무한한 자원과 해답을 가지고 있는 상대를 보며 선택권을 부여하고자 하는 코치로서의 일상, 가정, 직장은 은은한 향기가 피어나고 있다.
하나로 연결된 우주에서 지구인으로서, 가정과 직장에 국한하지 않고, 사회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하는 2022년을 기대해본다.
며칠 전, 코치의 길로 접어들게 한 멘토 코치님으로 부터 받은 질문 ”내가 2022년을 살아야 할 이유 셋?”, [쉽지 않을 걸요] 라는 부제가 붙은 질문이 이번 주 내내 나를 힘나게 한다. 살아가야 할 이유가 많아져서? 아니다, 내가 리더로 매주, 매월 운영하는 회의체 단톡방에 그 질문을 던졌더니 너무나 반응이 다양하고 뜨겁기 때문이다.
이처럼, 코칭을 통해 배워온 것들을 나와 가정과 직장에 접목하면서 ‘참자아’와 맞닿는 연습을 꾸준히 해가는 코치인 나는 아직도 ‘공사 중’이다.
하지만, 앞서가는 멘토 코치님들의 그림자를 따라가며 밟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함께 따라가는 도반들과 서로 배우고 익히며 꾸준히 ‘건설 중’이기에 걱정하는 마음이나 두려운 마음이 없다. 희망과 기대감, 호기심으로 ‘배움’이 첫 강점인 나의 ‘부분’을 만족시키며 기분 좋은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소소한 일상의 체험들을 소중히 하며, 자원화하여 나누는 작업도 나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다.
문득, 떠오르는 싯귀가 있다. “<중략> 생에 감사해, 내게 너무 많은 걸 주어서. 웃음과 눈물을 주어서. 그것들로 행복과 고통을 구별할 수 있게 해주어서. 그 웃음과 눈물로 내 노래가 만들어졌지. <중략>”
중남미 군사정권시절, 자유와 희망을 상징하는 저항음악, 민중가요를 부르며 파란만장한 삶을 산 전설적인 아르헨티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생에 감사해 [그라시아스 아 라 비다] >노래 중 일부이다.
성찰질문1: 고객이 받고 싶어하는 질문은 무엇인가?
성찰질문2: 고객의 관점을 전환하기 위해 코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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